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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l trip

치킨인더키친의 기억



닭 맛있게 튀기는 집 없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이곳 닭을 먹기 전에도, 후엔 더더욱. 그러다 지인에게 끌려간 곳이 치킨인더키친이었는데 이곳이 내 치킨라이프를 엎어버렸다.


처음 이곳 메뉴판을 보고 뒤집어질수밖에 없었다. the bends 재킷 사진을 쓴 High and dry,, rhcp와 함께 있는 범프라니, 거기에 그린데이 샐러드, 칩앤칩스보단 차라리 카이저칩스라고 했음 어떨까, 이쯤이면 이 집 오너 센스가 보인다. 좀, 아니 많이 아는분이다! 저 뒷면도 심상치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제정신일 때 간 적이 별로 없어서


물론 홍대라는 점도 있겠지만 저런 오글거릴수도 있는 이름을 메뉴 이름에 넣어놓다니, 심지어 먹어보면 맛도 아 이래서 이거야? rhcp는 아직도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얼마 전 먹거리그거파일에 나온거 보고 갈곳 하나 또 사라지는구나 싶었다. 방송 한번 타면 그 집은 1년은 못가는집이 되버리는데 다행히 옆으로 꽤 크게 옮기고 게다가 강건너에도 열었다니, 다시 갈 생각에 벌써 기대는 되지만..




엊그제 MBC에서 염지를 다루었는데 마법의 가루라는 그 일본산 치킨파우더 치지 않는한 염지 안하면 그집 망한다. 집에서 생닭을 사다 팔고있는 파우더만 쳐서 닭 튀겨보면 왜 그런지 확 온다. 밑간까지 잘 해도 소위 치느님이 맛 내기 정말 힘들고 대부분 음식물쓰레기만 늘어난다.  먹거리 그..거 에서 과정 보고 한번더 감탄한건 공장산 염지가 아닌데, 아니 그래서 다른 집 닭을 못먹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안타까운건 어둡고 좁은 곳에 옹기종기 앉아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던 시간들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많은 일이 있었고, 엄청난 사건도 있었고.. 요 몇년 새 하나 둘씩 정 붙였던 곳들이 사라지거나 변해가는 걸 보면 씁쓸해진다. 그런 곳들 사진으로 더 많이 남겨놓을껄.. 그런데 혹시, 치킨인더키친 처음 자리에선 이제 영업 안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