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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은 또다른 뽐뿌를... 핸드프레소

얼마전에 이런 글을 보고 마침 카누도 맛이 심심했던터라 저거 괜찮을꺼같은데? 라고 생각하다가 엊그제 마트에서 분쇄커피랑 여과지를 사서 뽑아봤습니다. 작업실 부근에 로스터리카페도 많고,  에스프레소보단 아메리카노나 라떼같은 배리에이션션만 먹으니 커피맛에 그다지 민감하지도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기도 했고.. 직접 해보니 이거 의외로 괜찮을지도.







문제는 무지막지한 불편함.. 한번 뽑으려면 3분정도 힘을 계속 줘야 합니다. 워낙 저질체력인지라 두번 뽑았더니 팔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세번째 뽑으면서 내가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며 지금 무슨짓을 하고있는거지..왜이러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안되겠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중 첫번째로 찾았던게 에어로프레스였습니다. 사용기를 보니 이거 압력이 약해서 맛이 없어요.. 밍밍해요.. 차라리 프렌치프레스 쓰세요..그냥 드립하세요..에이 모카포트가 낫겠다..그냥 핸드프레소 사세요.. 등등등 안좋은 후기들이 보였습니다. 어? 핸드프레소? 이거 뭐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무이자 6개월로 뙇...






체험기 아닌 사용자들 후기를 보니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이더군요. 그래도 역시 머신만은 못하다라지만. 분쇄용과 파드용이 있는데 파드는 비싸고 분쇄형에 어거지로 하드파드를 쓸 수 있다길래 분쇄형으로 골랐습니다. 지르고 나니 이가격대 머신들이 눈에 밟히는게.. 이럼 안되는데



처음 맛은 사실 그냥 그랬습니다. 에스프레소라고 뽑은게 물 절반 탄 아메리카노.

그래도 크레마로 보이는것도 적당히 생기고 펌프질 힘들다고 하지만 주사기에 비하면 이쪽은 천국이지요.







왜그럴까 다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문제는 탬핑, 커피를 꾹꾹 눌러줘야 고르게 뽑힌다.. 혹시나 몰라 같이 지른 탬퍼를 꺼내서 탬핑하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크레마 조금 더 나오는거 말고는 뭐 또 그저 그렇습니다.





더 찾아보니 에스프레소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가장 많은사람들이 고른 물의 온도는 93도.. 냉온수기로 저온도 만들수는 없죠. 그렇다고 매번 주전자 꺼내 물 끓이는 수고를 할 바엔 그냥 먹던 카누 계속 먹고말지. 커피포트를 질렀습니다..






다시 뽑아봤습니다.

주사기로 뽑으려고 마트에서 산 싼척하는 분쇄커피랑



별로 안 싼 로스터리카페에서 산 예가체프






작업실엔 데미타세가 없어서 머그에 뽑은 커피 사진은 뺍니다. 다른 분들 사용기에 올린 사진이 더 이쁘게 잘나오기도 했고..여튼 이제야 조금 먹을만 하네요. 확실히 머그에 뽑으니 크레마는 잘 안보이는데 향이나 맛은 괜찮습니다. 블랜드 한 체인 커피점 커피를 주로 먹다가 단일품종으로 뽑은걸 먹으니 조금 적응은 안되고 확실히 드립보단 약하지만 직접 드립으로 내린다고 해도 이만한 맛은 못낼꺼 같고, 원두가 싸진 않지만 번번히 커피집 가서 먹는것보단 확실히 비용은 덜들고, 만족스럽습니다.


근데 예가체프는 확실히 드립이.. 신맛만 두드러지고 그 미묘한 단맛과 독특한 아로마는 잘 안나오네요.







청소하는 번거로움만 빼면 만족스럽습니다. 저 위에 하드파드만 얹고 같은 방법으로 뽑으면 된다니 밖에선 파드 들고 나가면 되고, 작업실에선 그냥 분쇄커피 쓰면 되고.



여기서 끝이면 좋겠지만..
이게 뭐라고 슬슬 데미타세, 그라인더, 심지어 로스터까지 뽐뿌가...ㅠ


자주 밖에서 드실분 많이 추천, 집에서 간편하게 드실분 살짝 추천, 많이 드실분은.. 순간을 믿으십시요.